… …예쁜 경치가 보이는 곳이죠?
린 치엔
Lín Qiàn
28
RH+A
176cm·51kg
China
inventory
실험 동의서, 반창고 세트, 작업물(커다란 건물과 24개의 사람 모형들. 아직 미완성.), 공예 세트가 든 가방
Memory of miniature modeler
형체가 있는 사물 혹은 음식 등을 작게 조형해내는 사람.
때때로는 사건 현장, 혹은 책 속에 나오는 집의 구조를 구현해 내어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좀 더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낸다면 이용 방향에 따라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음에도, 그는 주로 사소한 일상의 모습들만을 조형해낸다.
누군가는 쓸모없다며 무시하고 비난하긴 하지만 그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소소한 행복들이 떠오른다는 평이 상당하다.
그는 자신의 일이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 초라한 것임을 알고 있으나,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작은 가능성을 신뢰하고 있다.
당신도 어쩌면 그녀가 조형해낸 미니어처를 바라보며 잊고 있었던 일상의 온기를 다시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지.
완성된 모형들은 대부분 유치원이나 병원 등에 익명으로 기증한다.
세상은 이렇게 아름답다며, 앞으로 희망을 품고 살아가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
상대의 기분을 잘 살피고, 모두가 행복해질 방법을 찾아내려 노력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불편함은 얼마든지 감수해낼 수 있을 정도. 가능한 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위해서 살아가는… 좋게 말해 헌신적인,
나쁘게 말하자면 항상 손해 보며 살아가는 사람.
옳은 것은 옳은 것,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 자신의 이러한 생각들을 남에게 강요하는 편은 아니나, 최소 이 점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
그, 그건 역시 잘못됐는걸요….
움츠려져 있…었다.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휩쓸리기도 아주 잘 휩쓸리는 편.
이편이 상황을 가장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현재는 전보다는 꽤 나아진 상태라지만, 타인의 눈치를 살피는 건 여전한 듯. 그래도 확실히 할 말은 할 수 있게 되었다.
★★★☆☆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남동생이 있다.
남동생은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기에 밖으로 외출하는 것 자체가 불가했었다.
그런 남동생을 딱하게 여겼던 치엔은 밖에서 보았던, 남동생과 공유하고팠던 모든 것을 집으로 가져와 자기가 보았던 모든 것들을 동생에게 설명해주곤 했다.
처음에는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들에 맺혀있던 붉은 열매 등의 작은 것들을 가져왔었지만,
치엔은 이러한 것들로 오늘의 이야기를 해 주기엔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좀 더 크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가져올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고심 끝에, 치엔은 자신이 보았던 모든 것들을 미니어처로 구현해내기 시작했다.
작은 꽃이 가득 찬 화단, 기분 좋게 공원에서 뛰노는 동물들….
모형들이 늘어감에 따라 치엔의 동생은 기운을 차리게 되었고, 동생의 건강이 많이 나아지게 된 것,
그리고 미니어처를 받고 기뻐해 주던 동생의 표정이 치엔에게 있어 행복의 원동력이 되었다.
자신이 현재 작업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설령 가족이라고 해도 말하지 않는다.
그저 작업이 있다고만 말할 뿐. 자신의 추억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미니어처 세계를 누군가가 해치는 게 싫은 모양이다.
행복한 기억과 즐거운 감정들을 섞어 해당 미니어처를 조형해내기 때문에 괴로운 기억만이 있는 장소나 모형은 구현해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가까운 예를 들자면, 처음 이곳에 와 실험이 시작되고 난 이후부턴 작은 소품들만을 만들고 그걸 얼기설기 엮은 게 전부였을 정도.